[책 리뷰] 보편의 단어 -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마음의 주인에 이은 신간 산문집이라고 한다.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이 워낙 유명한 책이고, 나도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편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읽고 쓰며 살아갑니다.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주로 씁니다. 라는 저자의 표지 소개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사랑은 사람을 살게끔 하죠"라는 친필 싸인의 문구도 감명깊었다.
사랑은 사람을 살게끔 하죠. by 이기주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경험에 대한 나눔은 마치 도심 속에서 만나는 선·정릉의 산책로처럼 조용하고 선선하며 편안하다.
01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고귀하다.
일상, 평범, 애증, 원칙, 아픔, 기분, 불안, 탈출, 놀이, 구현
02 하나의 면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없다.
시간, 복잡, 한계, 생각, 울음, 지탱, 대조, 평가, 친구, 무력, 여백
03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준다.
위로, 친밀, 염려, 휴식, 교환, 상처, 균형, 섬세, 공부, 재회
04 조금 알면 자랑하고 많이 알면 질문한다.
알다, 질투, 안부, 상상, 소멸, 시작, 냉소, 과시, 유행, 편견
05 손잡이 없는 칼은 위험하다.
감정, 분노, 지적, 조언, 절실, 후회, 떼돈, 욕심, 소유, 황금
06 저마다 다른 짐을 어깨에 지고 살아간다.
변화, 최선, 행운, 물결, 홀로, 희망, 속다, 건사, 관문, 죽음
각 단어와 관련된 일상 속에서의 에피소드와 생각들은 그 주제마다 잔잔한 울림을 준다. 어쩌면 쓰레드 같은 SNS에서 볼 수도 있을 법한 글들이지만 종이 냄새가 나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읽고 생각해야 제맛이 나는 글들이다. 옛날 영화는 빔 프로젝터로 봐야, 한정식은 놋그릇에 먹어야 맛이 사는 것처럼.
바쁜 와중에 쉬는 시간 마다 인스타그램을 보는 대신 읽은 깊고 선선한 휴식의 책.